Stargirl In Cambodia
한 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비가 오시더니
결국 센터 앞 도로가 침수됐다.
지대가 도로보다 20cm 정도 높아
다행히 물이 차 들어오진 않았지만
밤새 비가 이렇게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칠 기미가 안 보이는 하늘.
건기인데.. 요며칠 계속해서 저녁 때마다 폭우다.
이상한 나날들.
뭔가 평소와 다르다 싶어 가만히 살펴 보니
오늘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안 부르고
(뭐 곧 부르겠지만) 연주만 하고 있다.
심지어 Gary Moore ‘Parisian Blues’!!!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계속 쭈욱 그렇게만 연주해 주시면
과일 바구니라도 한가득 사들고 가겠구만.
아놔 또 노래 시작 =_=
어제 늦은 밤부터 시작해서 종일 단수.
예고도 없는 단수, 단전에 익숙해 질 법도 한데
애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전기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단수가 이렇게 오래 되면 화장실부터 애들 마실 물까지
걱정이 내내 된다.
세탁소를 하는 옆 집에서도 오늘은 물이 안 나와 공치는지
낮이면 늘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온종일 잠잠하다.
언제쯤 물이 다시 나오려나. 물어볼 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쓴웃음이 나다가도
애들 간식 챙겨주려고 계단을 내려갈 때
가벼운 원피스가 바람 때문에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느끼고
새로 산 텔레비전에 연결한 컴퓨터 화면을 보고 흥분하는 애들을 보며 또 금새 웃는다.
그래 그게 사람이다.
난 언제나 괜찮다.
일주일간 방과후교실 방학을 했었다
일주일간 정말 열심히 참았던지
애들이 7시부터 센터에 와서 논다.
밖에서 조금만 더 놀아
시간 맞춰 열어 줄께
시간을 지키는 것도 배워야 하는 거란다.
지난 주 모두 일하느라 점심시간을 잊고 있었던 날
12시 40분이 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왜 밥들 안 먹냐고 하며 데리고 나가서는
크마에 부페에 가서 밥을 사 준 적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여성의 날을 휴일로 지낸 다음 날
점심시간 즈음에 직원이 한국하고 통화하고 있던 나를
얌전히 기다리며 할 말이 있는 듯한 눈치를 보였다.
통화를 마치고 무슨 일이냐고 묻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서 우리 센터에 오는 청소년들과
나를 직원들이 점심식사에 초대하고 싶단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라
몹시 놀라고 또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직원들 월급에 많이 부담스러울텐데 싶고
그럼에도 그렇게 마음 써 줌에 고마웠다.
밥을 사 주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마음을 나누어 줄 줄 아는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일하고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