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처럼 많은 비가 또 오고
다시 센터 앞 도로는 작은 강이 되었습니다. #cambodia

한 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비가 오시더니
결국 센터 앞 도로가 침수됐다.
지대가 도로보다 20cm 정도 높아
다행히 물이 차 들어오진 않았지만
밤새 비가 이렇게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칠 기미가 안 보이는 하늘.
건기인데.. 요며칠 계속해서 저녁 때마다 폭우다.
이상한 나날들.

뭔가 평소와 다르다 싶어 가만히 살펴 보니
오늘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안 부르고
(뭐 곧 부르겠지만) 연주만 하고 있다.
심지어 Gary Moore ‘Parisian Blues’!!!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계속 쭈욱 그렇게만 연주해 주시면
과일 바구니라도 한가득 사들고 가겠구만.
아놔 또 노래 시작 =_=

어제 늦은 밤부터 시작해서 종일 단수.
예고도 없는 단수, 단전에 익숙해 질 법도 한데
애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전기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단수가 이렇게 오래 되면 화장실부터 애들 마실 물까지
걱정이 내내 된다.
세탁소를 하는 옆 집에서도 오늘은 물이 안 나와 공치는지
낮이면 늘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온종일 잠잠하다.
언제쯤 물이 다시 나오려나. 물어볼 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난생 처음 해 본다는 생일잔치.
그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부모님께 우리가 가는 것이 부담이 될 터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가기로 결정.
직원들과는 앞으로는 좋은 마음, 호의도
그 마음은 충분히 감사하되
물 한 잔도 부담 드려서는 안된다는 걸
재차 확인하고 길을 나섰다.
다 허물어져가는 군부대 사무실을
집으로 방으로 바꾸어 
각 방마다 여러 가족들이 살고 있었다.
그 곳에서 센터로 오는 아이들의 집에 찾아가 부모님 한분 한분께 인사를 드렸더니
갑작스런 방문에도 감사하게 환하게 반겨 주신다.
작은 손거울을 선물로 준비해 간 자리.
별빛과 달빛과 아이들과 어른들의 웃음 소리. 따끔따끔 수많은 모기떼들.
풀벌레 소리. 화롯불에 밥 짓는 냄새.
집 앞 처마에 매달아 놓은 풍선들.
그 작은 정성에 사랑에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우리 예쁜 아이는..
이루어지길. 오늘밤엔 나도 함께 기도해야겠다.
happy birthday to you

쓴웃음이 나다가도
애들 간식 챙겨주려고 계단을 내려갈 때
가벼운 원피스가 바람 때문에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느끼고
새로 산 텔레비전에 연결한 컴퓨터 화면을 보고 흥분하는 애들을 보며 또 금새 웃는다.
그래 그게 사람이다.
난 언제나 괜찮다.

일주일간 방과후교실 방학을 했었다
일주일간 정말 열심히 참았던지
애들이 7시부터 센터에 와서 논다.
밖에서 조금만 더 놀아
시간 맞춰 열어 줄께
시간을 지키는 것도 배워야 하는 거란다.

지난 주 모두 일하느라 점심시간을 잊고 있었던 날
12시 40분이 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왜 밥들 안 먹냐고 하며 데리고 나가서는
크마에 부페에 가서 밥을 사 준 적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여성의 날을 휴일로 지낸 다음 날
점심시간 즈음에 직원이 한국하고 통화하고 있던 나를
얌전히 기다리며 할 말이 있는 듯한 눈치를 보였다.
통화를 마치고 무슨 일이냐고 묻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서 우리 센터에 오는 청소년들과
나를 직원들이 점심식사에 초대하고 싶단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라
몹시 놀라고 또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직원들 월급에 많이 부담스러울텐데 싶고
그럼에도 그렇게 마음 써 줌에 고마웠다.
밥을 사 주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마음을 나누어 줄 줄 아는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일하고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

같은 층. 다른 집에 사는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베란다로 뭔가를 서로 주고 받으며 웃는다.
바로 위에 위에 층에서는
앳되어 보이는 예쁜 엄마가
작은 아가를 안고 거리를 내다보고
그 옆집에서는 중년의 아저씨가 머리를 감고 있었다.

2012년 3월 10일 프놈펜 풍경